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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속 패션 읽기 #5 '테넷'편column 2022. 10. 15. 02:22반응형
팬데믹 상황 속에서
꽤나 어려운 주제를 가지고 개봉했던
영화 '테넷'
스포를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영화
전체 분량은 되감기로 보고 싶은 영화
이해하기를 포기해야 하는 영화
등
재밌는 수식어가 붙었던 영화이기도 한데.
오늘은 테넷속 열역학이나 엔트로피 같은 어려운 이야기는 빼고
보다 쉬운 영화 속 패션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자.
"3 mens 3 suit style"
영화 속 등장하는 3 남자 주연
주도자, 닉, 사토르는 슈트 차림으로 자주 나오는데
그들의 슈트 스타일에서 그들의 성격과 성향이 느껴진다.
"억만장자는 브룩스 브라더스를 입지 않아"
주도자는 본격적으로 작전에 뛰어들며 마이클을 만나는데
거기서 옷차림에 대한 귀여운 잔소리(?)를 듣는다.
이제 많은 부자들을 만날 텐데 그들은 브룩스 브라더스를 입지 않는다며
테일러를 추천해주겠다고 하는 마이클 경.
재밌는 점은 그 말을 들은 주도자의 슈트가 이미 꽤나 고급져 보인다는 것.
(브룩스 브라더스 인지는 모르겠다)
아무튼 한 소리 들은 이후 TPO에 맞춰 쓰리피스 슈트를 입은 모습이 종종 나온다.
그래도 가장 눈길이 가는 주도자의 슈트 스타일링은
이너로 셔츠 대신 피케셔츠를 매치한 모습이다.
이너로 활용하는 피케셔츠의 색감 차이 만으로도
그 느낌이 많이 다르고 셔츠보단 덜 드레시하지만
좀 더 스포티한 맛이 있다.
스포츠 코트와 슈트의 경계선 같은 느낌.
이런 주도자의 스타일링은 영화 초반부터 후반부까지 꾸준히 등장하는데
타이트한 핏의 슈트가 주도자의 우직한 모습과 꽤나 잘 어울린다.
그리고 타이를 꽉 조여 매거나 버튼을 끝까지 채우는 그 모습은
유머는 조금 부족한 그의 모습과도 어딘가 닮아있다.
영화의 마지막에서도
주도자는 네이비 컬러의 피케셔츠에 자켓을 입고 있다.
이 정도면 그의 한결같음을 응원하게 된다.
'닐은 자유로워'
주도자에 비해 닐의 슈트 스타일은
훨씬 더 자유롭다.
헝클어진 머리. 조금은 넉넉한 핏까지.
유머러스하고 너스레를 잘 떠는 닐의 모습을 잘 대변해 준다.
숄카라에 스카프에 샌들
거기다 무심하게 접어 올린 커프스까지 닐이 어떤 사람이 보여주는 패션이지 않을까 싶다.
주도자는 절대 자켓 주머니에 손을 넣지 않을 것 같은 이미지라면
닐은 그런 것쯤은 아랑곳하지 않는 스타일.
셋업이 아닐 때도 그의 스타일을 빛이 난다.
패턴이 들어간 넥타이가 참 '닐'스럽다.
정돈되지 않은 타이쯤은 신경 쓰지 않는 모습까지도.
그래도 부티가 보여야 할 땐 확실히 보여주는 닐.
이 투샷은 영화를 n차 관람할 때마다 다르게 다가오는데
주도자와 닐의 다른 성향이 잘 들어다는 한 컷이지 않나 싶다.
'악당은 역시 블랙'
테넷의 악역 '사토르'의 슈트 스타일은 역시 블랙이다.
주도자와 닐에 비해선 분량이 적어 다양한 그의 스타일을 볼 수는 없었지만
그는 악당답게(?) 흰 셔츠와 검정 재킷을 애용한다.
재밌는 점은 시계와 벨트 그리고 커프 링크스까지 착용하는 사토르지만
타이를 맨 모습은 한 번도 나오지 않는다는 것.
물론 셔츠의 버튼을 끝까지 채우는 모습도 나오지 않는다.
사토르의 슈트 스타일은
고급 레스토랑이나 요트보단
역시 총이 어울린다.
'주도자는 피케셔츠 매니아'
앞서 슈트 스타일에서도 언급되었듯이
주도자는 피케셔츠를 이너뿐만 아니라 단품으로도 자주 입고 등장한다.
닐과의 첫 작전을 수행할 때도 그가 입고 있는 옷은 피케셔츠이다.
치노 팬츠에 깔끔하게 넣어 입은 피케셔츠는 주도자와 안성맞춤이다.
최소한의 격식은 차리면서 편안한, 어디를 가도 tpo를 헤치지 않는 최고의 스타일이기도 하다.
참고로 피케셔츠의 원조는 라코스테로.
레저를 즐기는 귀족들의 복장이 점점 프리 해지며 개발된 아이템이다.
스포티하지만 우아함을 챙길 수 있는 최소한의 복장이 바로 피케셔츠였던 것이다.
참고로 피케셔츠의 pk는 pique cotton의 약자이다.
다시 영화로 돌아와서,
주도자는 이 피케셔츠를 정말 주구장창 입는데.
모든 헬린이가 꿈꾸는 핏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멋진 핏으로 소화해준다.
피케셔츠에 블루종을 매치한 모습도
캐주얼하면서 꽤나 클래식하다.
그리고 그가 단추를 푼 모습은 찾아볼 수가 없었다.
'테크웨어 or 고프고어'
홍대 거리가 나뭇잎 마을처럼 보였던
테크웨어의 유행이 지나고 요즘 트렌드로 떠오른 것은 '고프고어'다.
테크웨어가 텍티컬함에 중점을 둔 21 세형 최신의 워크웨어 스타일이었다면
고프고어는 좀 더 아웃도어의 느낌이 풍기는 착장들을 뜻하는데.
테넷에서 이 두 패션이 떠오르는 스타일이 종종 보였다.
위의 두장이 테크웨어의 끝판왕 느낌이라면
아래의 착장은 고프고어룩의 느낌이다.
물론 전부 다 밀리터리웨어라는 단어로 통용이 될 수 있지만
이런 기능성 의류들을 기반으로 한 패션 스타일은 워낙 단어 정립이 어려우니 그냥 넘어가 주자.
간혹 가다 등장하는 주도자와 닐의 이런 착장 또한
딱 고프고어 룩의 느낌이다.
가을을 맞이해서 고프고어 스타일의 바람막이 제품들이
정말 많은 브랜드에서 출시되고 있는데.
테크웨어의 순한 맛 같기도 하고
결국은 애슬레저 룩 같기도 한 고프고어의 유행이 그래도 앞으로 1,2년은 지속되지 않을까 감히 예상해본다.
(요즘 아크테릭스의 인기를 보면 더 갈 것 같기도 하다.)
'마치며'
처음 이 영화를 보았을 때 느낀 감정은
'뭔가 엄청난 걸 본거 같은데 이게 뭔지 모르겠네'하는 기분이었다.
테넷은 쉬운 영화는 아니지만
영화의 마지막.
떠나는 닐의 뒷모습만이 남기는 여운 만으로도
이 영화는 한 번쯤 볼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나는 팬심과 이 글을 쓰기 위해 테넷을 5번 넘게 봤지만
아직도 이게 뭔지 잘 모르겠다.
ps. 어째서인지 테넷을 볼 때마다 나는 일본 애니메이션 '시간을 달리는 소녀'가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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