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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 복각 브랜드가 많은 이유column 2023. 2. 5. 03:26반응형
'일본에 복각 브랜드가 많은 이유'
스튜디오 다치산(D'Artisan), 드님(denime), 웨어하우스(warehouse).
데님을 좋아하는, 혹은 좋아했던 사람이라면 모를 수가 없는 브랜드이다.
위 3 브랜드를 제외하고서도 모모타로, 오니데님, 오어슬로우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청바지 브랜드 들은 거진 일본의 브랜드이다.
문득 이런 생각을 해본 적이 있다.
데님의 원조는 미국이고, 가장 역사가 긴 브랜드는 리바이스인데,
왜 일본의 데님 브랜드가 더 고급화되어있고,
셀린, 구찌, 발렌시아가같은 명품 브랜드에서 데님 원단을 고를 때 일본산을 쓰는지.
또 그것을 마케팅으로 이용하는지.
데님뿐만이 아니다. 부코, 리얼맥코이, 버즈릭슨 등 밀리터리 베이스의 의류들은
그 원형을 거진 미국에서 가져오지만, 브랜드는 역시 일본이다.
일본은 왜 이렇게 복각 의류에 진심인가.
'미국에 대한 동경'
우선 그들이 왜 이렇게 미국 복식을 정교하게 복각하는지 알려면,
왜 미국 문화와 의류에 관심을 가지는지를 알아야 한다.
이는 생각보다 더 옛날로 거슬러 올라가는데,
일본은 태평양 전쟁의 패전국으로
미국의 관리를 받으며 꽤나 제한적인 산업 밖에 진행하지 못하였다.
당시 전쟁으로 황폐해진 국가인 일본의 복구는 불가능에 가까보였다.
마침 그 시기 이들에게 뜻하지 않은 기회가 찾아왔다.
한국전쟁, 우리에게는 아픈 과거인 한국 전쟁이 일본에게는 국가 복구의 발판이 셈이다.
이때 일본의 자원은 일본 내에서 미군수 물자를 생산하는데 활용되었고,
이 군수 물자를 생산하는 공장을 기반으로 일본은 경제 회복을 점차 해나가기 시작했다.
그 덕에 일본은 약 10년 만에 전쟁에서의 피해를 모두 복구했다고 선언한다.
그리고 머지않아 도쿄 올림픽이라는 2번째 기회가 찾아오는데.
한국에게 88 올림픽이 역사적, 경제적으로 큰 의미를 가지는 것처럼
1964년 도쿄 올림픽이 개최되며, 이는 일본에게 한번 더 도약하는 시간을 가져다주었다.
먹고사는 문제가 해결이 되면 사람은 문화에 눈이 가게 되어있다.
경제가 성장하고 생활이 안정화되는 시기엔 젊은 이들이 자신을 가꾸기 시작한다.
당시 일본의 젊은 이들도 패션에 신경을 쓰기 시작했다.
미국이 일본을 상대로 승리한 국가여서인지, 당시 미국이 부강한 나라여서였는지는
정확하게 알 수 없지만, 일본은 미국에 대한 동경을 가지고 있었다.
미국식 의류 브랜드 ‘van jac’와 아이비리그 학생들의 패션을 담은 책 ‘테이크 아이비’가
미국의 패션 문화를 일본에 퍼트리며 일본의 많은 남성들은 이 스타일을 즐기기 시작했다.
여기에 더해 ‘popeye’ 같은 잡지들이 생겨나고, 일본은 점차 미국식 스타일에 자신들의 스타일을
한 두 방울씩 섞어가며 지금은 흔하게 쓰이는 말인 ‘아메카지’를 만들어 나갔다.
'데님'
지금도 그렇지만 당대에도 청바지는 자유와 반항 그리고 젊음의 상징과 같았다.
미국의 패션을 사랑하던 일본의 젊은 이들 역시 청바지를 사랑했고,
그중에서도 가장 큰 인기는 역시 근본인 리바이스.
하지만 미국은 꽤나 실용주의를 좋아하는 나라로서 생산라인을 효율화시키는데 집중했다.
80년대 말 리바이스는 구형 방직기를 버리고 대량 생산 체제를 선택했다.
이 과정에서 품질은 내려갔고, 모두가 사랑했던 청바지는 더 이상 없었다.
그러던 와중 리바이스를 좋아하던 일본의 젊은 이들은
금세 자신이 사랑한 청바지가 존재하지 않는 것을 깨달았다.
(빈티지 마니아들 사이에서도 80년대 이전까지의 제품을 ‘빈티지’라고 불린다)
지금도 ‘빈티지’ 리바이스의 가격이 상단 한 것을 보면 역시 사람 보는 눈은 다 비슷한 건가.
여기서 몇몇은 이전에 생산되었던 구제 청바지를 구매했지만, 역시나 가격이 문제.
“가격이 비싸다면 만들어보면 어떨까? “
이 말도 안 되는 발상을 그들은 실행으로 옮겼다.
오사카는 당시에 주변으로는 의류 공장이 많았고, 아메리칸 빈티지 의류의 거래가 활발하게
이루어지던 지역이었다고 한다. 이곳에 구형 청바지를 복원하는 브랜드가 생겨나기 시작했다.
위 언급되었던 스튜디오 다치산, 드님, 에비수, 풀카운트, 웨어하우스는 ‘오사카 파이브’라
불리며, 이 당시에 오사카를 기점으로 생겨난 브랜드들이다.
(데님 원단으로는 일본의 오카야마 지역이 유명하다)
일본 하면 장인정신이라는 말이 있듯. 이들은 단순하게 구형 청바지의 외관만을 본떠
바지를 만들지 않았다. 단추의 모양, 부자재의 재질, 원단 실의 색상과 굵기를 분석했다.
뿐만 아니라 원단의 일정 면적에 실이 몇 가닥 들어가는지를 세어보며
조금은 변태적으로 구형 청바지를 만들어 나갔다.
매거진 등을 통해 패션을 “공부하는” 소비자들과
집착 수준으로 오리지널리티를 살리며 퀄리티를 높이는 브랜드(공급자)가 만나
한 단계씩 눈높이를 높여가며 좋은 원단과 좋은 청바지가 만들어졌다고 할 수 있다.
이런 복각 브랜드 덕분이 아직도 많은 이들이 '셀비지'하면 일본 데님 브랜드를 떠올린다.
'밀리터리'
청바지뿐만이 아니었다. 일본은 청바지 외에도 다양한 복각 의류를 만들었고
여기에는 꽤나 재밌는 스토리가 있다.
청바지는 인기 품목 중 하나였던 것이지 이미 다양한 의류가 복각되고 있었다.
보통 미국의 워크웨어, 밀리터리, 스포츠 웨어 등등이 인기 있었는데,
일본은 이들의 오리지널리티를 탐내다 스스로 OG가 되기로 했다.
정확히 얘기하면 리뉴얼되고 시간이 지나면서 사라진 브랜드를
다시 살려내는 것이다.
그들은 이런 브랜드의 상표권을 구매했고, 어떻게 보면 그 원형을 더욱 정교하게
살려내기 시작했다.
예를 들면 일본 유명 복각 브랜드 중 하나인 부코(Buco)는 원래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시작한 모터사이클 용품 회사인데,
몇몇 과정을 거쳐 상표 사용권을 일본이 가져갔다.
리얼맥코이와 토이즈맥코이에서 가죽 재킷과 헬멧을 제작하며 이전의 부코를 보다 더 완벽하게 복각해 냈다.
워크웨어 브랜드 헤드라이트는 슈가케인(Sugarcane)에서 브라운스 비치는 풀카운트(Fullcount)에서 복각하고 있고,
리바이스의 LVC 라인은 미국보다 일본 라이센스 리바이스에서 2년 먼저 시작되었다.
원단과 디테일을 넘어 이름까지 가져가는 오리지널에 대한 집착에 가까운 관심.
이것이 지금의 일본 복각 브랜드의 정체성을 만든 것 아닐까?
결국 일본은 미국의 문화 일부분을 가져와 자신들의 것으로 만들어 내는데 성공했다.
물론 미국에서도 옛날 문화와 패션에 대한 향수를 가진 사람들이 있었지만,
OG의 매력을 느끼고 싶은 많은 소비자들은 일본의 브랜드를 구매하고 있다.
'end'
단순히 누군가를 따라가는데 그치지 않고, 그것을 넘어서는 퀄리티를 보여주고
때때로 효율은 떨어지지만 감성을 택한 그들의 복식사는 꽤 재밌는 이야기를 만들어냈다.
(물론 이를 안좋게 보는 시선또한 존재한다)
이 외에도 다양한 흐름과 사람들을 쫓아온 그들의 복식사는 재밌는 이야기가 많다.
어쩌면 이런 다양한 스토리들이 얽혀 지금의 일본 패션을 만들고 있는 것일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야기가 길어질 거 같아 간단하게 요약해서 글을 작성했다.
하지만 너무 겉만 핥아 맛이 덜한 건 아닐지, 맛이라도 느껴졌는지 잘 모르겠다.
다음에 더 자세하게 글을 작성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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