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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rand story: 백패커부터 힙스터까지, 아크테릭스(ARC'TERYX)
    brand 2023. 1. 12. 0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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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rand story: 백패커부터 힙스터까지, 아크테릭스(ARC'TERYX)

    누구보다 아웃도어 장비에 진심인데

    자꾸만 패션 업계에서 관심을 받는 브랜드가 있다.

     

    요망한 시조새가 시그니처인 '아크테릭스'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아크테릭스는 백패커에겐 장비 브랜드로

    힙스터에겐 패션 브랜드로

    소비되는 꽤나 독특한 브랜드인데

     

    오늘은 이 시조새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시조새의 시작'

    아웃도어를 즐기기에 좋은 환경인 밴쿠버 출신의

    등반가 데이브 레인은

    시중 아웃도어 장비에 대한 불만이 많았다.

     

    이런 불만족은 내가 직접 만들어 보겠다는 열의를 피워넀는데.

     

    1989년 그는 아크테릭스의 전신인 Rock Solid를 설립하게 된다.

     

    시작은 그의 집 창고였고

    이내 밴쿠버 북부에서 구둣주걱을 생산하던 공장을 인수해 4명의 직원을 두었다.

     

     Rock Solid의 목표는 단순했다.

     

    '획기적인 기능과 뛰어난 품질을 갖춘 아웃도어 장비를 생산해 낸다'

     

    그리고 이런 그의 포부는 10년 안에 아웃도어 시장을 바꾸게 된다.

     

    1991년 데이브는 자신의 친구 제러미가드를 영입하고 브랜드 네임을

    '아크테릭스'로 변경한다.

    시조새의 학명에서 따온 '아크테릭스'는 혁신 적인 제품을 만들겠다는

    데이브 레인의 포부가 잘 담긴 이름이었다.

    데이브와 제러미의 장점은 그 둘이 직접 필드에서 뛰는

    등반가였다는 점이다.

     

    그들은 자신들의 경험을 바탕으로 아크테릭스의 제품들에 혁신을 불어넣었다.

     

    그 시작은 하네스였다.

     

    (하네스는 쉽게 말하면 등반용 안전벨트라고 할 수 있다. 산업현장에서도 많이 쓰인다.)

    아크테릭스가 1993년 출시한 베이퍼 하네스는

    하나의 업계 표준이 되며 선풍적인 반응을 이끌었고

    이듬해 출시한 보라 백팩 또한 큰 반향을 일으켰다.

     

    하네스에 적용했던 베이퍼 테크놀로지를 적용한 보라백팩은 

    기존의 백팩과는 확연히 다른 편안함으로 많은 백패커들을 열광케 했다.

    시간이 흘러 보라백팩은 후속모델 출시로 인해 2013년 단종되었는데

     

    애호가들 사이에서 중고가 가격이 치솟았고

    수많은 소비자들의 요청으로 단종 5년 만에 재출시돼버린(?) 일이 있기도 했다.

     

    하네스, 백팩에서 성공적인 혁신을 일궈낸 아크테릭스는 의류제작에도 출사표를 던졌다.

     

    하나 실용성과 혁신에 진심인 그들에게 의류제작은 쉽지 않았는데.

     

     

     

    아크테릭스는 자신들의 부족한 부분을 타 회사와의 협업을 통해 메꾸는 방식을 택했고

     

    그들이 선택한 곳은 고어텍스로 유명한 '고어'사였다.

     

    수많은 원단 중 고어텍스를 택한 이유 역시 간단했다.

     

    '고어텍스가 가장 좋기 때문에'

     

    마침내 1998년 아웃도어 역사에 남을 재킷이라 할 수 있는

    알파 SV 재킷이 세상에 나오게 된다.

     

    알파 SV는 아크테릭스의 진심이 모두 담긴 제품이라 할 수 있는데

     

    헬멧을 착용할 채로도 쓸 수 있는 스톰후드

    무게를 줄이고 투습력을 높이기 위해 19mm까지 줄인 심테이핑

    하네스를 착용 시에도 사용할 수 있도록 가슴 쪽에 달린 정면 포켓

    방수지퍼와 겨드랑이 벤틸레이션 등

     

    전문 등반가를 위한 최고의 재킷으로 탄생된 알파 sv는 20년이 넘게 지난 지금도

    아크테릭스를 대표하는 아이템 중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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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파 SV 이후에도 아크테릭스는 등반가를 위한 다양한 제품을 생산해 냈고

     

    이제는 신발, 장갑, 모자 등 다양한 카테고리의 제품군을 보유한 큰 기업이 되었다.

     

    아크테릭스의 장점 중 하나는 디자인 센터와 생산 공장이 가까이 붙어있다는 것이다.

     

    밴쿠버에 있는 아크테릭스의 제작 공장 '아크원'은 아크테릭스 전체제품의 5~10%를 생산하는 큰 규모의 생산 공장인데.

     

    캐나다 아웃도어 중심지라 할 수 있는 노스쇼어 지역과 가까워

     

    그들은 자신의 제품들은 바로 자연 속에서 실험하며 디벨롭해 나간다.

     

    그렇기에 아크테릭스의 아크원은 패션 브랜드의 아틀리에라기 보단 하나의 실험실에 가까운 모습을 띄고 있다.

     

    이들의 실험은 오늘도 계속되고있다.


    '이유 있는 어려움'

    Atom LT

    많은 이들이 아크테릭스 쇼핑을 하려고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면

     

    헷갈리는 네이밍 때문에 어려움을 겪곤 한다.

     

    같은 아톰인데도 뒤에 오는 알파벳에 따라 가격이 달라지고 카테고리 또한 다르다.

     

    그 이유는 아크테릭스의 네이밍 시스템 때문인데.

     

    아크테릭스는 따로 제품의 등급을 나누지 않고 각종 환경 조건에 맞춰 세분화해서 제품을 출시한다.

     

     

    굳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다양하고 어려워 보이는 이 네이밍 시스템은 생각보다 유용한데

     

    물론 입문자들에겐 좀 버거울 수 있지만

    한번 이해해놓으면 오히려 쇼핑하기가 수월한 편이다.

     

     

    (L) Beta LT (R) Beta AR

     

    위 사진의 두 제품은 같은 베타라는 이름을 갖고 있지만 뒤에 따라오는 네이밍이 다르다.

     

    표와 함께 보면 베타는 멀티스포츠를 위한 제품인 것을 알 수있고

    그중 LT는 경량화된 제품

    AR은 올라운드 형 제품으로 해석이 된다.

     

    좋고 나쁨이 아닌 어떤 제품이 더 적합할지로 구분해 놓은 아크테릭스의 네이밍 시스템은

    그들의 의류를 아웃도어 장비로 분류해서 본다면 꽤나 합리적인 시스템이다.

     

     

    또 아크테릭스의 제품들을 보다 보면

    셸재킷, 베이스레이어, 미드레이어라는 단어들을 만나 볼 수 있는데.

     

    이러한 레이어링 시스템은 쉽게 말해

    옷 겹쳐 입기로 해석할 수가 있다.

    (혹한기 훈련을 해봤다면 이미 이 레이어링을 온몸으로 경험한 셈이다.)

     

    등반에 있어서 체온 유지는 생명과 직결될 만큼 중요한 것인데.

    체온유지를 위해선 날씨와 내 몸상태에 맞게 옷을 잠시 벗어주고 입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영문 표현 때문에 어려워 보이지만 base layers는 내의

    insulated shell jacketd은 우리가 흔히 입는 아웃도어 브랜드의 패딩이라 생각하면 된다.

     

    아크테릭스는 소프트셸 개념도입과 레이어링 시스템의 대중화에도 한몫을 했다고 볼 수 있다.


    '다양한 라인'

    또 아크테릭스는 다양한 라인을 보유하고 있는데

    아크테릭스 시티컬렉션 '아크테릭스 베일런스'는 

    하이테크를 담은 미니멀 패션을 선보이는 라인으로

    시조새 로고도 고어텍스 마크도 숨겨버린 아크테릭스의 제품들을 보여준다.

    베일런스는 독자성을 띈 하나의 브랜드라 할 수 있을 만큼

    기존의 아크테릭스와는 그 느낌이 많이 다른데

     

    기술이 총 집약된 미니멀 패션을 보여주는 베일런스는 어쩌면 테크웨어의 새로운 이정표 일 지도 모르겠다.

     

    군경을 대상으로 제작된 아크테릭스 리프 라인은 

    아웃도어 마니아뿐만 아니라 밀덕들에게도 사랑받는 제품군이었는데

     

    2023년 1월부로 일반 소비자에 대한 판매를 중지한다는 안내가 나와서

    많은 소비자들의 안타까움을 사고 잇다.

     


    'un-fashionable'

    아크테릭스의 특징은 '언패셔너블'이다.

     

    만드는 제품의 대부분이 등반을 위한 아웃도어 장비인 만큼

     

    그들에게 최우선 되는 가치는 실용성이지 패셔너블함이 아니다.

    하지만 그런 그들의 언 패셔너블함이 오히려 패션시장에서 사랑받고 있다.

     

    아크테릭스에 대한 패션업계의 관심은 최근 몇 년 사이 눈에 띄게 급증했는데

     

    그 시작은 역시 버질 아블로라 할 수 있다.

    버질은 자신의 오프화이트 쇼에 아크테릭스의 재킷을 리 디자인한 드레스를 선보이기도 했고

    루이뷔통 쇼에선 아크테릭스의 알파 SV를 입고 등장하기도 했다.

     

    (오프화이트 쇼 이후 두 브랜드의 콜라보 제품이냐는 질문이 쏟아졌지만 정식 콜라보는 아니었다)

     

    버질뿐만 아니라 많은 셀럽들이 아크테릭스를 착용하며

     

    전문가를 위한 아웃도어인 아크테릭스는 단숨에 하입한 패션 브랜드로 거듭났다.

     

    특히나 스트릿패션에서 그 인기가 좋았는데

    셀럽으로 인해 대중들의 관심이 쏠리는 시점과 아웃도어와 일상복의 조합인 고프코어 트렌드가 시기적절하게 맞물리며 

    현재 아크테릭스는 설립 이후 최대의 관심을 받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보통 이렇게 브랜드에 대한 관심도가 갑작스레 올라가면

     

    접근성이 좋은 저렴한 가격대의 제품을 새로 출시하든가

    다양한 콜라보를 진행하는 경우가 많은데

     

    아크테릭스는 별다른 대응 없이 원래 그들이 하는 일에만 집중했다.

     

    스트릿웨어 시장에서의 성공은 받아들이지만

    자신들의 방향성을 선회하지는 않은 셈이다.

     

    이런 '쿨함' 역시 아크테릭스의 매력이 아닐까.

     

     

    해외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아크테릭스에 대한 반응은 뜨겁다.

     

    아크테릭스가 처음 대중의 주목을 받은 건 삼성전자 이재용 회장의 착용샷이었는데

    재벌총수의 사진 한 장으로 100만 원이 넘는 패딩이 품절 사태를 벌이기도 했다.

     

    또 아크테릭스에 아웃도어 끝판왕, 아웃도어계의 에르메스라는 수식어가 붙으며

    등급나누기를 좋아하는 국내에서의 인기 또한 우상향 중이다.

     

    현재 인기 제품의 일부컬러는 리셀로 구매를 해야 하는 실정인데

     

    아크테릭스를 아웃도어 장비 브랜드로만 알고 있던 백패커들은

     

    갑작스러운 몸값 상승에 당황하고 있기도 하다.

     

    (몇 없는 콜라보 제품의 리셀가는 슈프림 x 노스페이스를 떠올리게 한다.)

     

    그들의 언패셔너블함의 인기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데

    그래도 단순히 고프코어 트렌드에 맞춰 아크테릭스 쇼핑을 고민 중이라면

    나에게 정말 이렇게 고 기능성의 의류가 필요한지 한 번쯤은 질문을 해보는 걸 추천한다.

     


    '마치며'

    simon dominic

     

    아크테릭스를 보다 보면 몇 년 전 유행이었던 테크웨어가 떠오르기도 하고

    원단에 진심이고 로고 감성이 넘치는 스톤아일랜드가 연상되기도 한다.

     

    더 많은 기능을 담은 의류에 대한 갈망은 어찌 보면 당연한 걸 수도 있는데

     

    과연 시간이 더 흐른 뒤

     

    아크테릭스는 아웃도어 장비로 대중들에게 남게 될까

    아니면 패션 아이템으로 남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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